고산수식 정원에서 즐기는 일본 가정식 전문점.
고산수식(枯山水式)
고산수식은 물금 서리단길에 위치한 일본식 정원이 인상적인 식당입니다. 이름만 봐서는 뭐 하는 업장인지 알 수가 없죠? 고산수식 정원에서 즐기는 일본 가정식 전문점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산수는 일본의 정원 형태를 뜻하는데요, 선종의 젠(禪, zen)의 사상을 담고 있는 정원입니다. 돌과 모래로 산과 강을, 모래의 무늬로 물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아래는 교토의 후시미이나리 타이샤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자갈이 형태를 이룬 모습, 보이시나요? 고산수 정원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저도 잘 모르고 이 글의 주제에서도 벗어나게 되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하튼 일본식으로 꾸며둔 정원과 내부, 그리고 일본 스타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고산수식에 다녀왔습니다.
고산수식 주소 : 경남 양산시 물금읍 화산길 30-1 (물금리 750-1) 영업 시간 : 11:00 - 21:00 (B.T 15:00 - 16:30)(L.O 20:00) 공식 채널 : 인스타그램 |
자체 주차장은 없습니다. 서리단길에 주차장을 보유한 곳은 드물죠. 있어도 주차면수가 몇 안되고요.
빨간색으로 표시해 둔 곳이 공영주차장입니다. 오른쪽이 좀 더 서리단길의 중심에 가깝다 보니 늘 자리가 없고요, 왼쪽은 가본 적이 없습니다만 아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근처는 대부분 골목길에도 주차를 많이 하시는데 주민분들과 보행자, 타 차량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상식적인 수준으로 눈치껏 잘하시면 됩니다.
외부
물금 서리단길 맛집 고산수식 입구입니다. 딱 봐도 일본스타일이죠. 문 안으로 들여다보이는 정원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개인적인 첫인상은 히츠마부시 숨은 맛집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름과 외관으로는 무얼 파는 곳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입간판으로 대표메뉴를 안내해 두는 것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렌이 작고 귀엽네요. 가게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가게 입구로 향하는 길, 정원을 고산수식으로 꾸며두었습니다. 모레 위에 자갈을 깔고 디딤돌을 놓았네요.
가게 입구입니다. 야외에도 테이블이 있는데 웨이팅용인지 식사도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진의 오른쪽 편으로도 출입이 가능하고요, 웨이팅 손님을 위한 의자가 몇 개 놓여있습니다.
내부
내부 모습입니다. 웨이팅 등록을 위한 캐치테이블 기계는 입구 근처에 있습니다. 다소 좁은 편이고 4인 테이블이 6개 있습니다. 2개씩 모여있는데 두 테이블의 간격이 아주 가깝습니다.
아사히 생맥주 기계. 주방 쪽이 아니라 홀 한중간에 있어서 조금 의아했습니다. 뒤에 있는 냉장고가 주류 냉장고인가 보죠?
메뉴
메뉴판에 들어간 사진도, 심플한 디자인도 예쁩니다. 약간 잡지 느낌이랄까요. 다만 종이는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지 끝쪽이 살짝 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메뉴입니다. 연어 후토마끼, 트러플크림 파스타, 전복 영양밥, 하이볼에 best 딱지가 붙어있네요. 일본가정식 전문점이지만 파스타와 전복 영양밥이 best인 것은 조금 아이러니합니다. 저희는 첫 방문이기 때문에 대표메뉴 2가지를 주문했습니다. 운전을 해야 해서 술은 안되고요. 요즘 모 유투버 때문에 하이볼이 무척 궁금했는데 아쉽습니다. 집에서 소소하게 만들어먹는 것과 비교해보고 싶었는데요.
테이블에는 수저, 티슈, 물과 컵, 앞접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컵과 앞접시의 무늬, 나무재질의 수저로 일본 느낌을 살렸네요. 물은 차가운 보리차(아마도)였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것은 연어 후토마끼와 트러플크림 파스타입니다. 장국이 각각 나왔고 파스타와 함께 피클이 나왔는데요, 일반적인 오이피클이 아니고 요즘 식당에서 많이 보이는 궁채로 만든 것 같았습니다. 그냥 집어먹어도 맛있습니다. 특이하게 장국에는 미역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대표메뉴 연어 후토마끼(13,000원)입니다. 5p와 10p 중 5p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으로 보나 양으로 보나 5p가 1인분인 듯합니다. 참깨 소스, 고추냉이, 생강 초절임이 함께 제공됩니다. 사실 생강은 안 먹어봤습니다만 생긴 걸로 보아 아마 맞겠죠.
너무 커서 한입에 집어넣기가 어려웠습니다. 얼마 전 다녀왔던 기장의 고향연화의 대표메뉴도 후토마끼였는데요, (아래 링크 참고) 거기는 그래도 이것보단 약간 작아서 어떻게든 한입에 넣었습니다만 여긴 도저히 안 돼서 반으로 베어 먹었습니다. 채소 쪽을 깨소스에 찍어서 한입, 나머지를 고추냉이를 얹어 한입. 후토마끼 맛은 어디나 다 비슷하죠. 들어가는 재료도 대동소이하고요. 숙성 연어가 큼직하게 들어가고 튀김옷이 바삭해서 맛은 괜찮았습니다. 성인 남성은 이것만 먹으면 양이 부족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다른 대표메뉴 트러플크림 파스타(13,000원)입니다. 링귀네면을 사용했습니다. 트러플 오일의 향이 아주 살짝 납니다. 버섯은 넉넉하게 들어있고요. 버섯이 많이 들어간 한국식 까르보나라 파스타를 생각하시면 대충 비슷할 것 같습니다. 식빵 조각... 이랄지 크루통이 몇 개 들어있는데요, 기름에 쩐 듯한 느낌이라 이건 없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젓가락이 끝이 살짝 떨어지고 표면이 매끄럽다 보니 미끄러워서 파스타를 먹기에는 조금 불편했습니다.
고산수식 정원에서 즐기는 일본 가정식 전문점.
맛이 나쁘진 않았으나 다른 메뉴도 맛보러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엄청난 맛집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스타일의 정원과 가정에서 만든 것 같은 일본식 음식을 일본 가게 분위기 속에서 소소하게 즐기기에는 충분히 좋은 곳이었습니다. 가게가 좁고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일행과 친밀한 느낌을 내기 좋아 데이트하러 가면 좋을 것 같네요. 물금 서리단길에서 식사할 곳을 찾고 계시다면 고려해 볼 만한 곳, 고산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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