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니즈 레스토랑? 중국집.
리산옥 화명본점
리산옥은 부산 북구 화명동, 롯데마트 근처에 있는 차이니즈 퀴진입니다. 제 표현은 아니고 스스로 차이니즈 퀴진이라고 표방하고 있습니다. ESTD 1981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다른 곳에서 영업을 해왔던 걸까요? 아니면 경력의 시작을 뜻하는 것일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화명본점'이라고 이름이 붙었으니 체인점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화명동에는 취밍이라고하는 오래되고 유명한 중국음식 전문점이 있습니다. 합리적인 가격과 맛으로 인기가 높은 곳인데요, 너무 인기가 높다 보니 화명동에서 중국요리를 하는 곳이라면 늘 취밍과 비교될 수밖에 없죠. 취밍의 단점이라면 메뉴가 단출하고 너무 많이 가봐서 조금 지겨운 점일까요. 그러던 와중에 리산옥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두 가게의 포지셔닝이 상당히 달라서 조금 기대를 하고 방문했습니다.
리산옥 화명본점 주소 : 부산 북구 금곡대로303번길 25 2층 203호 영업 시간 : 11:00 - 22:00 (B.T 월-금 15:30 - 16:30) |
명신프라자 2층입니다. 건물 주차장(타워)에 주차하시면 되고 90분 주차지원이 됩니다. 이후에는 30분당 1,000원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2호선 화명역 1번 출구(약 150m)가 가장 가깝습니다.
내/외부
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려 오른쪽으로 향하면 됩니다. 통로에는 요리 사진이 걸려있었고요, 문 너머로 보이는 가게의 분위기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라 기대감을 갖고 입장했습니다.
창이 넓어 내부가 밝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단풍으로 물든 나무가 예쁩니다. 전반적으로 우드톤인 실내의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앙에는 디저트 바가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디저트는 오전에만 제공된다고 하고요, 식사하는 모든 고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리필은 없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음식에는 손을 안 대긴 하지만 준비해 주는 마음이 참 좋습니다.
차가운 음료도 준비되어 있는데요, 매실과 재스민을 마셔봤는데 농도는 연한 편이었습니다. 기본 제공되는 재스민 차가 뜨겁게 나오기 때문에 차가운 음료를 원하는 분들은 여기서 가져가시면 됩니다.
VIP룸이라는 이름으로 분리 독립된 공간이 여럿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가격대나 분위기도 적당한 데다 공간도 따로 있으니 모임을 하기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메뉴
코스요리가 여러 가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요리나 식사류도 '중국집'보다는 가격대가 있는 편입니다. 저렴한 '차이니즈 레스토랑'에 가깝다고 할까요.
런치코스 메뉴판 사진이 빠져있는데요, 23,000원, 29,000원, 34,000원으로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아래쪽의 태블릿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주문은 테이블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할 수 있습니다. 태블릿 아래에는 호출벨이 있어서 직원을 불러 요청사항을 전달할 수 있고요.
식사 후기
테이블 옆의 서랍을 열면 수저와 휴지, 물티슈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티슈가 아주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그다지 필요는 없었지만요. 수저는 예쁜 로즈골드 색상입니다. 수저도 종이에 싸서 준비해 뒀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쉽진 않죠.
저희는 런치코스(23,000원)를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마치니 귀여운 서빙 로봇이 기본 찬을 가지고 왔습니다.
코스의 구성은 아래와 같고요, 후식을 짬뽕으로 변경가능한데 추가요금 3,000원이 발생합니다.
- 냉채샐러드
- 수프
- 유산슬
- 칠리새우
- 찹쌀탕수육(등심)
- 후식(유니짜장)
접시가 많아서인지 직원이 직접 가지고 왔습니다. 먼저 냉채샐러드입니다. 위에 뿌려진 것은 스위트 칠리소스입니다. 타코 싸 먹는 기분으로 말아먹었고요, 특이해서 좋았습니다.
수프입니다. 게살 수프..라고 하기엔 게살은 없었던 것 같지만 비슷한 식감과 맛입니다. 애초에 이름이 그냥 '수프'입니다. 코스의 수프 치고는 양이 꽤 많은 편이었습니다. 위에 뿌려진 것은 바삭한 누룽지 비슷한 것이었는데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 다. 바게트 탕수육의 겉면과 비슷한 모양이네요.
로봇이 유산슬을 가져왔습니다. 덜어먹을 큰 스푼도 함께요. 그런데 말입니다, 로봇이 들고 있는 쟁반의 상태가 보이시나요? 저 더러운 쟁반에 스푼을 그냥 얹어서 보냈더라고요? 무심코 집어 내렸다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다시 올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이 평일 오전 11:42분인데요, 11시 오픈인 가게인데 오늘 더러워진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도대체 마지막으로 닦은 건 언제일까요? 닦지 않을 거면 최소한 스푼을 접시든 어디든 얹어서 보내는 게 맞는 것 아닐까요? 가격은 비싸게 받으면서 이런 기본도 안된 서비스라니, 이러니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아닌 중국집이라고 표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스푼은 그냥 한쪽 구석에 밀어놓고 숟가락으로 덜어먹었습니다. 양은 많은 편이었고요, 맛도 적당했습니다. 정통 차이니즈 레스토랑의 유산슬은 향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좀 더 대중적으로 호불호가 덜 갈릴만한 평이한 맛이었습니다.
23,000원짜리 코스에 포함된 탕수육은 바게트 탕수육이 아닌 등심 찹쌀탕수육입니다. 코스라지만 3인분 치고는 양이 참 조촐합니다. 튀김옷이 다른 곳의 찹쌀 탕수육처럼 찐득하지 않고 폭신해서 식감도 맛도 괜찮았습니다. 소스에 약과를 하나 넣어주는데요, 단 소스에 단 약과를 넣으니 엄청나게 달아서 약과는 장식용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칠리새우입니다. 흰 목이버섯을 꽃 모양으로 튀기고 가운데에 카레로 노란색 포인트를 줬습니다. 과자처럼 바삭하고 별다른 맛이 나진 않습니다. 새우는 1인당 2마리입니다. 약간 매콤하고 꽤 달콤해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코스의 마지막, 자장면과 짬뽕입니다.
유니짜장입니다. 코스에 포함된 식사답게 양은 적습니다만 짜장면이야 뭐 중국집 와서 섭섭하지 않도록 적당히 나오는 것으로 충분하죠. 무난하게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릇에 물기가 참 많네요. 성의가 없어 보입니다.
짬뽕입니다. 유니짜장을 짬뽕으로 변경하면 3,000원의 추가금이 발생합니다. 그래도 맛은 봐야 하니 하나만 바꿔봤습니다. 불맛이 나긴 하는데요, 향미유를 이용한 것 같습니다. 대단히 맛있다는 느낌은 아니고 무난하게 괜찮습니다.
차이니즈 레스토랑? 중국집.
좋은 평을 듣고 갔기 때문에 기대를 좀 했는데요, 대실망하고 왔습니다. 음식의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가격에 걸맞지 않은 서비스와 위생상태. 저는 두 번 다시 갈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갔을 때만 그랬을 수도 있겠죠. 늘 이렇지는 않기를 바라고요, 방문을 권해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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