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흑송
흑송은 송정에 본점이 있는 일본 음식점입니다. 돈가스와 초밥이 대표메뉴인데요, 1988년부터에 조선호텔 일식당 흑송에서 인기가 많았던 메뉴를 30년 경력의 일식 셰프가 만드는 곳이라고 합니다. 특히 돈가스의 고기는 200시간 숙성시킨 국내산 암퇘지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돈가스 덕후인 제가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송정에서 꽤나 유명했던 가게인데 정관에 볼일이 있어 온 김에 정관점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흑송 주소 : 부산 기장군 정관읍 용수로 89 (용수리 623) 영업 시간 : 11:00 - 21:00 (B.T 15:00 - 16:30)(L.O 20:30) |
정관의 중심 상권으로부터는 꽤 떨어져 있습니다. 외곽에 위치한 만큼 넓은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어서 방문하기 편한 점이 있습니다. 손님도 많았지만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좌석 예약은 따로 안되고 방문 순서대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포장과 배달 주문도 되며 20,000원 이상 방문포장 시 10%를 할인해 줍니다.
내/외부
커다란 검은 간판덕에 찾기는 쉬웠습니다. 외벽은 노출 콘크리트 방식이고 건물이 길쭉하게 생겨서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제법 멀게 느껴졌습니다. 입구 쪽에 앉았더니 끝에 있는 화장실까지 가기에 정말 꽤나 멉니다.
가게 이름을 구로마쯔라고도 부르는데 흑송을 일본식으로 읽으면 구로마쯔 혹은 쿠로마츠가 됩니다. 남자 얼굴이 그려져 있는데 셰프님이겠죠? 꽤나 특이하고 재미있게 그려져 있네요.
입구로 들어서면 카운터가 보입니다. 벽에 붙어있는 로고가 꽤나 멋스럽습니다. 카운터의 아래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붙어있는데요, 히딩크 감독부터 부산의 야구선수, 정치인의 사인도 있었습니다. 카운터의 옆에는 반쯤 오픈된 주방이 있습니다.
메뉴
메뉴판입니다. 검은 소나무의 모습을 예쁘게 프린팅 해두었네요. 다만 종이가 너무 낡아 아쉬웠습니다.
1인 1 메뉴 주문을 요청하고 있네요. 메뉴는 크게 초밥, 돈가스, 소바, 물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디너 초밥 세트는 초밥 12피스와 우동, 튀김, 수프가 나옵니다. 소바 세트에는 소바와 튀김 2개, 유부초밥이 나오고요, 일식돈가스 세트는 미니 우동과 수프가 나옵니다. 음료 메뉴는 구성이 단출합니다. 맥주, 소주, 탄산음료가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하이볼이나 일본 술은 따로 없네요.
식사 후기
테이블에는 간장과 종지, 젓가락, 단무지, 초생강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수제 일식돈가스(11,000원)입니다. 고기를 추가하면 +7,000원인데 얼마나 나오는지는 모르겠네요.
소스 그릇에는 겨자가 있어서 원하는 만큼 섞어서 먹으면 됩니다. 수프는 옥수수 수프인데 굉장히 진하고 단맛이 강합니다. 옥수수 수프를 좋아하는 분들은 아주 마음에 드실 것 같네요.
미니 우동입니다. 메인 메뉴가 아니지만 양도 꽤 넉넉하게 줍니다. 국물이 아주 마음에 들었고 좀 늦게 먹었는데 면이 붇지 않고 상태가 좋았습니다. 우동을 만족스럽게 먹은 건 오랜만이네요.
콩이 2줄 나오는데요, 에다마메라고 하나요? 조금 모양이 다른데 정확히 이름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고기는 보기보다 꽤 큽니다. 왕돈가스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요.
튀김옷은 굉장히 바삭했습니다. 타기 직전에 꺼낸 것 같은 느낌이었고요, 느끼기에 따라 조금 과하게 튀겼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조금 그랬습니다. 고기의 두께는 적당하고 덩어리 하나하나가 길게 잘려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미오글로빈 어쩌고 하는 붉은빛을 띤 스타일은 아닙니다. 10~20년 전에 일식 돈가스가 들불처럼 퍼져나가던 시절의 방식입니다. 고기 끝부분엔 지방이 섞여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아 조금 퍽퍽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소바 세트(10,000원)입니다. 쯔유와 쯔유에 넣을 무, 와사비, 파가 함께 나옵니다.
소바 면의 색깔이 다른 곳보다 조금 밝은 느낌이었습니다. 깔끔하게 담겨 나옵니다. 맛은 평범한 소바의 맛이었습니다.
새우튀김과 크로켓이 함께 나오는데요, 새우는 조금 단단한 느낌. 크로켓은 감자와 고구마를 섞은 느낌인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유부초밥입니다. 의외로 소바보다 유부초밥이 기억에 남는 맛이었습니다. 괜찮았습니다.
디너 초밥 세트(19,000원)입니다. 미니 우동, 옥수수 수프, 샐러드, 튀김 2개와 연어 12p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있는 연어 3p는 따로 추가(특별이벤트 5,000원) 한 것입니다.
생선 이름을 잘 몰라서 하나하나 알려드리긴 어렵습니다.
메뉴판에 '특별 이벤트'라는 항목이 있는데요, 소고기, 연어, 광어, 후토마끼 중 선택, 3p를 5,000원에 제공합니다. 저희는 연어를 선택했습니다. 디너 초밥 세트도 특별이벤트의 연어도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회전초밥집의 것과 맛이 비슷합니다. 이 가격에 이런 맛이라니, 정말 본전 생각나는 맛이었습니다.
구관이 명관?
200시간 숙성된 고기로 음식을 하는 건 보통 정성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30년 경력의 셰프가 요리하는 음식이 엉망일리도 없겠죠. 하지만 음식에도 유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년, 20년 전에는 이런 스타일이 유행했었지만 지금은 너무 낡은 방식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요즘 방식이 낫고 옛날 방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평일 저녁인데 손님이 꾸준히 들어왔고 충분히 사랑받고 있는 가게라고 느꼈습니다. 아직도 충분히 맛있고 괜찮은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이라는 뜻이겠지요. 정관에서 식사할 곳을 찾고 계시다면 한번 고려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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