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바리스타와 편안하고 제주스러운 분위기의 블루보틀 제주 카페.
스타벅스에서 제주 한정메뉴도 맛봐야 하지만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블루보틀 통창에서의 커피 한잔! 그리고 제주도에 몇 없는 강, 천미천 산책.
블루보틀 제주 카페
블루보틀 2002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되었습니다. 2017년, 네슬레에서 지분을 2/3 이상 인수하여 사실상 네슬레의 자회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루보틀은 커피계의 애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와 블루보틀의 대결 구도를 삼성과 애플로 비유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블루보틀은 맛에, 스타벅스는 효율에 집중하고 있는 점 때문이겠죠.
블루보틀의 인테리어는 미니멀을 지향하고 매장에 콘센트와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좌석도 많이 두지 않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친구처럼 친밀하게 다가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블루보틀 제주 카페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번영로 2133-30 (송당리 2656-6) 영업 시간 : 09:00 - 19:00 문의 : 1533-6906 공식채널 : https://www.bluebottlecoffeekorea.com/ https://www.instagram.com/bluebottlekorea/ |
반려견은 출입이 안 되고요, 안내견은 가능합니다. 또 태풍/폭설 등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단축영업을 하거나 임시휴무를 하기도 하니 가시기 전에 인스타그램을 꼭 확인하세요.
블루보틀 뒤의 강은 천미천인데요, 제주도에는 강이 몇 개 없습니다. 그중 하나가 블루보틀 뒤에 있으니까요, 블루보틀을 방문했다면 꼭 가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가는 길에 동백나무와 벚꽃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습니다.
내부/외관
주차공간은 아주 넓습니다.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요, 푸더메, 코사이어티 등 다른 매장과 함께 쓰고 있습니다. 일정상 다른 매장은 이용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블루보틀의 파란색 로고가 그려져 있는 입간판과 제주스러운 돌담을 지나면 건물 입구가 보입니다. 통창 너머로 보이는 실내와 건너편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른 시간(09:20)인데도 이미 손님이 3팀정도 있었습니다. 가게에 들어서자 직원이 친절하게 응대해 주었습니다. 특히 메뉴를 고를 때 설명이 아주 자세하고 친절한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마치 작은 개인 카페에 온 것처럼요.
통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제주스럽지 않나요? 따뜻한 우드톤의 실내도 바깥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겨울인데도 이런 느낌이라면 따뜻한 계절에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네요.
창가에 붙어있는 바형 테이블의 아래가 특이한 모양이었는데요, 위의 테이블 부분을 치워버리면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봉으로 막는 출입구 모양 같지 않나요? 제주라서 현지화한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에도 예쁜 화병이 2개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너무 예쁘고 좋았습니다. 하지만 바쁠 때는 일하기에 좀 거슬릴 수도 있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굿즈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에코백이 참 예뻐서 탐나더라고요. 하지만 이미 집에 몇 개 있기도 하고 잘 쓸 일이 없어서(그리고 가격표를 보고) 참았습니다. 오크랜드(Oakland)는 블루보틀이 처음 생긴 캘리포니아의 도시 이름입니다.
메뉴
블루보틀 하면 이 예쁜 나무 메뉴판을 빼놓을 수 없죠. 물론 저기에 모든 메뉴가 적혀있지 않아서 메뉴판을 따로 봐야 하지만요.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게 놀라 플로트(Nola float)인 것 같더라고요. 놀라 플로트가 국내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몇 개 지점에서만 팔았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드립을 좋아하니 드립에 오늘의 추천원두를 선택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탭스(Giant steps) 블렌드는 가끔 원두를 주문해서 내려먹기 때문에요. 이날의 추천 원두는 미얀마산이었는데요, 차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지브랄타(Gibraltar)도 궁금했는데요, 바리스타들이 만들어먹던 우유가 적게 들어간 커피라고 합니다. 플랫화이트나 피콜로와 비슷한 느낌 아닐까 싶습니다.
메뉴에 대해 궁금하면 바리스타분께 물어보시면 친구처럼 굉장히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패스츄리 중에 제주 한정 메뉴가 있어서 주문해 봤습니다.
후기
저희가 주문한 놀라 플로트(7,500), 드립 커피(6,500), 우유 푸딩(6,800), 제주녹차 땅콩 호떡(7,100)입니다. 합이 27,900원 나왔네요. 가격이 좀 세죠? 관광지 비용과 친구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햇빛이 많이 들어오다 보니 사진 찍는 동안 아이스크림이 조금씩 녹기 시작했습니다.
놀라 플로트는 블루보틀의 상징적인 메뉴인 뉴올리언스(New Orleans)에 아이스크림을 올린 것입니다. 뉴올리언스는 볶은 치커리를 넣은 콜드브루에 유기농 사탕수수, 유기농 우유를 넣은 음료입니다. 치커리 커피하니까 나폴레옹이 생각나네요. 생각보다 많이 달지 않았고 콜드브루 특유의 싸한 향이 없어서 놀랐습니다. 아이스크림과 섞어 먹기보다는 따로 먹는 게 더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핸드드립은 추천받은 미얀마 원두(미얀마 샨 스테이트 먀 제 디 빌리지 내추럴 Myanmar Shan State Mya Ze Di Village Natural)였는데요, 주문할 때 바리스타분이 차를 마시는 느낌일 거라고 안내해 주셨었습니다. 마셔보니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겠더라고요.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남포동의 까사오로에서 마신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우유 푸딩은 젤라틴이 아닌 우뭇(한천)으로 만들었네요. 굉장히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스타벅스의 디저트류를 참 안 좋아하는데 푸딩은 좋아합니다만 그 푸딩보다 많이 맛있습니다.
제주녹차 땅콩 호떡은 사실 제주 한정이라길래 주문했습니다. 이름에 '녹차'가 들어가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요, 너무 고소하고 맛있었습니다. 가격이 진짜 심각하게 말이 안 되긴 하는데 여행이니까 과감하게 한번 드셔보세요.
천미천 :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
화산섬인 제주도에는 지형 특성상 물이 흐르는 하천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비가 많이 내릴 때만 물이 흐르는 건천이라 식수가 귀했고 용천수를 식수로 사용했었죠. 여하튼 그중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이 블루보틀 뒤에 있습니다. 길이 따로 안내가 되어있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블루보틀 주차장 앞 갈림길에서 다른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길이 닦여있지는 않습니다. 비포장도로이고 좁으니 천천히 지나가시고요, 지나가는 길에는 동백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길은 그다지 길지 않고 길 끝에 넓은 공터가 있어서 거기에 주차를 하면 됩니다. 사실 차는 그냥 블루보틀에 두고 그냥 걸어서 건너가도 될 것 같습니다.
천미천은 길이가 25.7km로 제주도 내의 하천 143개 중 가장 긴 하천입니다. 한라산 해발 1,100m 부근에서 발원하여 표선면 신천리 바닷가로 연결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 천미천이 개발로 인해 없어질 위기라고 하니 걱정이 됩니다. 천미천뿐만이 아니라 제주 곳곳의 땅이 중국인에게 팔렸고 골프장이 30개가 넘으며 곶자왈 지대를 밀어버리고 관광시설, 숙박시설이 들어오고 있으니 우리가 아는 제주의 모습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걱정과는 별개로, 겨울이라 초록 가득한 울창한 숲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겨울 나름대로의 운치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동백이나 벚꽃이 피는 계절에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곳입니다.
힐링이 되는 시간, 블루보틀.
블루보틀 제주 카페의 위치는 조금은 애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가는 길이 대로라서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제주도의 느낌이 물씬 나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따뜻하고 친밀한 분위기에서 커피 한 잔 할 수 있는 시간.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꼭 한번 방문해서 즐겨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천미천도 잊지 말고 꼭 보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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