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리본 서베이는 2005년부터 시작된 한국의 레스토랑 가이드북인데요, 프랑스의 미슐랭 가이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수준에 따라 별을 1~3개 부여하는데요, 1개는 시간을 내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 2개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곳, 3개는 자신의 분야에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곳이라고 합니다. 블루리본의 공신력에 대해서는 말이 많지만 저에게는 식당 선정에 꽤 많은 영향을 끼치는, 믿을만한 기준이 되어 있습니다. 대단한 맛집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든다는 것이죠.
남포동에는 10년 연속 블루리본에 선정된 카페가 있는데요, 별의 개수는 1개입니다. 핸드드립 커피와 와플이 대표메뉴로 하는 로스터리 카페, '까사오로'입니다.
까사 오로 주소 : 부산 중구 광복로 42-2 2층 (창선동1가 42-7) 영업 시간 : 12:00 - 22:00 문의 : 051-744-8299 |
까사오로(Casa Oro)
까사오로는 에뛰드하우스 2층에 있습니다. 지하철로 올 경우에는 자갈치역 7번 출구, 남포역 1번 출구가 가깝습니다. 에뛰드하우스가 핑크색으로 눈에 띄기 때문에 찾기는 쉽습니다. 2층과 3층을 쓰고 있어 계단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입구에는 블루리본이 10개 붙어있습니다. 까사오로는 2006년에 서울 삼청동에서 시작해서 2010년에 부산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내려온 지 3년 만에 블루리본을 받기 시작해서 해마다 받고 있네요. 대단하죠?
2층 입구로 들어서면 있는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진동벨을 받아 원하는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세계 다양한 나라의 스페셜티 커피를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커피 본연의 깊은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도록, 노키즈카페로 운영하고 있습니다'라고 합니다. 운영방침에 맞게 사진촬영도 돌아다니면서 하지 말고 자리에서만 해달라고 안내해 줍니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입장에서는 아쉽긴 하지만 아주 합리적인 방침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에 전시되어 있는 컵들이 예쁩니다. 탐이 나는걸요.
2층에는 자리가 가득 차서 제대로 둘러보질 못했고 3층으로 왔습니다. 식물과 빈티지한 소품들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올드한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대학 다니던 시절의 카페 느낌이 나서 정감 가고 편안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앉은자리에서만 찍으려니 사진이 다 비슷비슷하네요. 그래도 사진 찍겠다고 가게 운영 방침을 어겨가며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니까요.
저희가 주문한 것은 Paper Drip - Single Origin(hot), 추천받은 원두는 인도네시아 만델링이었습니다. 그리고 카페라떼(hot)와 딸기 와플. 요즘은 핸드드립 가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에스프레소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죠. 그래서 핸드드립이 가능한 곳이면 핸드드립을 먹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도 핸드드립을 보통 하루 2번 정도 하는데요, 전문가가 내려준 커피를 마셔보니 제가 얼마나 엉망으로 드립을 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만델링이나 안티구아는 '흙냄새'가 나는 대표적인 원두잖아요? 이 날 먹은 커피는 '흙내음'이 더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았습니다. 거슬리는 맛과 향이 없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부드러운 맛이었습니다. 왜 블루리본을 10년 연속받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카페라떼도 굉장히 고소하고 좋았습니다만 저에게는 그 고소함이 조금 지나쳐서 다른 맛을 압도하는 느낌이라 약간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커피 맛이라는 게 취향이니까요, 대부분의 분들은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와플을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만 대표메뉴다 보니 맛을 안 볼 수가 없죠. 놀랍게도 이날 먹은 딸기가 올 겨울에 먹은 딸기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너무 뜬금없죠. 딸기맛이야 당연히 복불복일 테니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와플 자체는 바삭하고 고소한 좋은 맛이었고요, 크림은 세게 치지 않아 금방 물러지니 빠르게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크림, 딸기, 와플 셋 모두 잘 어울리는 만족스러운 메뉴였습니다.
까사오로는 라틴어로 황금의 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남포동은 멀어서 자주 오지 않아 좋은 가게를 잘 모르는데 황금처럼 보물 같은 커피 맛집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또 방문하게 될 것 같네요. 남포동에서 맛있는 커피와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면 까사오로,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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